운동처방의 정체성 이해(ACSM GETP,10 ed 출간)
2018년 5월 10일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운동검사 운동처방 지침(GETP)(10판) 번역본이 출간되었습니다.
ACSM GETP는 1975년 이후, 운동과학 및 운동처방 분야의 세계적 베스트 셀러이며, 세계보건기구, 미국, 캐나다, 호주 등 40여개 국가 및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그리고 보건의료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핵심 지침서입니다. Medical fitness 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 보건의료기관에 종사하고자 하는 임상운동 전문 인력의 bible인 본 GETP를 늘 가까이 두고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본 GETP(10판)의 역자 서문으로, 우리나라 운동처방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운동처방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03년 “ACSM 운동검사·운동처방 지침(6판)” 번역을 시작으로 15년의 세월이 흘러 10판을 번역하게 되니 만감이 교차된다. 우리나라에서 운동처방은 20여 년 전 부터 대학(원)의 전공분야가 되었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운동처방은 구체적인 정체성과 전문성이 미흡한 상태로 단지 유행처럼 확산된 것은 아닌 가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Bouchard 교수(전, 캐나다운동생리학회 회장) 등(2007)의 저서 “Physical activity and Health”에는 운동처방이라는 용어의 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심장전문의와 임상운동전문가들의 연구를 근거로, 운동(Exercise)을 심혈관 질환자들의 재활 목적으로 처방 (Prescription)한 결과,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후, 운동이 근거 있는 의학적 접근 방법이라는 것으로 회자되어, 이를 운동처방(Exercise prescription)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운동처방이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운동처방사” 라는 신종 자격을 탄생시켰으며, 신체활동 전문가, 퍼스널 트레이너, 선수 트레이너, 심지어 운동치료사, 재활치료사와 유사한 인력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운동처방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정체성의 혼란을 갖게 하고, 사회에서는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운동과학 전공자들에게 운동처방은 어떤 의미이며, 그 역할은 어떻게 규정되어야 할 까 ? “운동(Exercise)”은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역학자인 Caspersen 박사 등(1985)의 정의에 기반 하고 있으며, 현재 “운동은 체력의 유지 및 향상을 위해 계획적, 구조적, 반복적이면서 의도적인 신체활동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운동은 체력 향상이 핵심이며, 스포츠와는 구조적인 면에서 이학적 요법인 운동치료와는 의도성 면에서 동일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목적이 다르다. 또한, 미국스포츠의학회와 미국의사협회(2009)는, “운동은 수십여 종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라고 하였다. 이를 근거로, 운동과학 전공자가 만성질환자의 치료를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환자 대상 운동치료는 국내법상 의사 및 특정 의료기사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과학 전공자들에게 운동처방은 치료를 위한 의료적 접근이 아닌 건강관리를 위한 보건학적 접근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운동과학 전공자들을 위한 운동처방의 정체성과 전문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운동처방은, “체계적이고 개별적인 방법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과정” 이다. 둘째, 운동처방의 목적은, 노화로 인해 감소되는 생리적 기능을 향상시키고, 각 종 만성질환 위험 인자 감소 및 만성질환 관리를 통한 합병증 예방이다. 셋째, 운동처방의 목표는, 규칙적 운동 실천을 통한 체력(심폐, 근, 유연성, 신경근) 및 건강 향상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사회적 요구도를 고려하여, 운동전문가(Exercise specialist)는 운동처방 뿐만이 아니라 운동 프로그램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실행을 위한 관리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운동처방은 시대적 필요성과 학문적 전문성을 갖춘 운동과학의 전문 분야로, 운동전문가는 활동적 노화(Active aging)와 능동적 재활(Active rehabilitation)을 담당함으로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하는 건강관리 전문 인력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운동검사·운동처방 지침 10판은 운동처방 전공자들은 물론 피트니스 센터, 건강관리 서비스 기관 및 보건의료 기관의 현장 전문가들에게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운동처방 교과서이다. 이에, 역자들은 번역하는 과정 내내 무한한 긍지와 책임감을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하였다. 더불어, 거듭되는 개정판 출판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꺼이 허락하여 주셔서 우리나라 운동처방 분야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 주시는 한미의학의 이광재 사장님과 양용석 부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대표역자 김완수
미국스포츠의학회 임상운동생리사(ACSM-CEP)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 재활건강증진학과 교수